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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다들 하면서 살고 있나 [0]
 글쓴이 : 라라80
조회 : 2,359 작성일 : 13-12-19 11:31   추천 : 0  
   http://www.thesingle.co.kr/common/cms_view.asp?channel=56&subChannel=5… [331]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서로의 전부를 쥐어주던 때가/우리에게도 있었다(박준의 시 ‘마음 한철’ 중에서).’ 마음을 쥐어주는 일이 이렇게 어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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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연애세포들이 잠적해버렸다
시작이야 늘 핑크빛이지. 멜로 영화처럼 연애가 흘러가는 것도 단 3개월 아니던가. 해석이 불가한 그의 행동과 언어를 마주하는 공포물을 찍었다가, 대낮 길거리에서 액션 영화를 찍기도 하고, 집착과 변심이 난무하는 스릴러 장르까지 찍고 나면 어느새 다시 혼자다. 각종 지질한 연애를 반복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늙어 주름살이 발견될 지경이다. 그게 곧 인간이 성숙해지는 과정이 아니냐 반문하는 사람은, 아직 어리거나. 신경세포들이 바짝 곤두서는, 치열한 연애를 경험해보지 못한 부류일 가능성이 높다.
 
지질한 연애 후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고 나면 당분간 연애는 삶의 금기어가 된다. 소개팅이 들어와도, 누군가 작업을 걸어와도 시큰둥하다. 만사가 귀찮아지니 주말이면 침대에서 시체놀이 할 때, 과자를 질질 흘리며 소파에 대자로 누워 TV를 볼 때가 그나마 행복한 순간이다. 소개팅남을 만나도 무감동한 마음은 TV를 볼 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상속자들>의 이민호가 박신혜에게 기습 키스를 해도 ‘그렇구나. 둘이 키스를 잘하네’ 할 뿐이다. 20대 때엔 솔로가 되는 순간, 그 기간을 늘 경계했는데 이젠 솔로라서, 솔로이기 때문에 좋을뿐이다. 꿀 같은 솔로의 은총이 찾아왔다. 나 혼자 쇼핑하고 나 혼자 영화 보고, 나 혼자 산책을 하는 시간들이 그렇게 좋다. 그러다 문득, 이래도 괜찮은가 싶다.
 
내가 외롭긴 한가? 외로운 걸 즐기게 된 건 아닌가? 솔로 기간이 나이만큼 불어가는 데도 위기의식조차 들지 않는다면. 그땐 몸 안의 연애세포들이 잠적해버린 후다. 꽤나 상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새롭게 누굴 만나는 것도 귀찮아지고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은 무념 무상의 경지. 그러다 문득, 그 강 같은 평화에 두려움과 외로움이 ‘훅’하고 들어온다. ‘나,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 역시 불씨를 지핀다. 지금의 평화를 택할 것이냐, 다시 불구덩이 같은 사랑의 과정에 나를 던질 것이냐. 꽤 길어진 솔로의 삶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순간, 고민이 시작된다.
 
“사랑과 평화가 한 가슴속에 공존할 수 있는가? 청춘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은 이 끔찍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화 없는 사랑, 사랑 없는 평화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가 한 말이, 어쩐지 불편하게 마음을 맴돈다. 나, 이렇게 살아도 좋은 걸까. 연애, 그 힘들고 괴로운 걸 다시 해야만 하는 걸까.
 
Q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이런 짓(?)까지 해봤다!
● 일에 몰입하며 야근을 자처한다. ID pureby
● 내가 먼저 연락 끊었던 소개팅남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카톡 보내기. ID eunhee
● 토요일 11시, 2시, 5시. 하루에 소개팅 3번 뛰었다. ID yuri 12
● 별 수 없다. 외로운 인생끼리 모여 노는 수밖에. ID hz0615
● 한창 유행했던 소셜 데이팅 앱에 가입했다. ID rason77
● 술 먹고 임자 있는 남자한테 대시해봤다. ID poolin11M
● 주말에 쇼핑, 쇼핑 또 쇼핑. 카드를 긁고 나면 외로움도 잠깐 사라지긴 하더라. ID horiunni
● 강아지랑 대화하고 강아지한테 하소연하고. ID lovelychew
● 헐벗은(?) 남정네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또 봤다. 제목은 <노브레싱>. ID yelee225
 
Q 연말이 가까워오니 외로워 죽겠다. YES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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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2 그 많던 남자들은 어디로 갔나
이상한 일이다. 연애를 일시적으로 접었던 동안, 남자들이 사라졌다. 여기에서 남자란, 미혼에 직장을 다니면서 결혼할 애인을 아직 만나지 못한 ‘연애 가능성 높은’ 남자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보고 싶다는 문자 한 통에 이마에 송글 송글 땀을 달고 달려오던 순정남도, 아침이면 안부 문자에 자기 전엔 꼬박꼬박 전화를 걸던 자상남도, 세 번째 만남후엔 ‘데이트 그만 하고 이제 사귀자’ 화끈하게 고백하던 열정남도, 모두 종적을 감춰버렸다. 대체 1, 2년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싶다. 로맨틱하고 헌신적이던 그들은, 다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서른이 되고 나니 호감이 드는 남자를 발견하는 일이, 매년 연봉협상을 벌이는 일보다 힘들어졌다. 소개팅을 나가 남자를 만나는 일도, 기계적인 일상이 되어버렸다. 예전엔 이왕 서로 시간을 냈으니 밥 먹고 차 마시며 두세 시간은 함께 있는 ‘정성’이라도 보였다. 그러나 이젠 한 시간이면 적당하다. 상대방을 스캔하기에도 적당하고, 쓸데없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30대 회사원들에게 주말이 어떤 존재인가. 피곤도 풀고 밀렸던 약속도 나가고 개인적인 일들도 봐야 하는, 한없이 소중한 시간이 아닌가. 그 시간을 낯선 남자와. 그것도 감당하기 힘든 말투와 사상을 가진, 말할 때마다 담배 냄새가 향수보다 진하게 풍겨오는 그와 함께할 자신은 더욱 없다. 매번 나갈 때마다 ‘최악의 소개팅남’ 사연이 경신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도식화된 선자리, 소개팅이 지겨워 사내, 사외 가릴 것 없이 동호회도 들었다. 한참을 나가지 않았던 성당, 교회 등등의 곳들도 열심히 다녀보기로 했다. 혹시나 몰라서, 친하게 지냈던 입사 동기들하고도 다시 연락을 하고 지내기로 했다. 늘어가는 모임 속에, 편하게 말장난 거는 친구들 속에. 내 인연이 있기는 한 걸까?
 
Q 죽었던 연애세포를 깨우기 위해서라면?!
● <응답하라 1994>처럼 달달하게 마음을 적시는 드라마를 본다. ID dina08
●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자기 관리에 돌입한다. 약속이 없어도 늘 풀 메이크업하고 다닌다. ID armong88
● 내가 아는, 최고 야한 영화를 본다…? ID ksiyl
● 일부러 오글거리는 드라마를 찾아본다. <상속자들> 보면서 오랜만에 설렘이란 걸 느끼는 중. ID lovelychew
● 들어오는 소개팅, 묻고 따지지도 않고 죄다 나가본다. ID hotqnsi23
●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일부러라도 약속을 만들어서 집을 탈출한다. ID sweety22
● 친구 따라 동호회에 가입했다. ID hsm2027
● 회사 앞 호프집이든, 볼링장이든. 남자들 많은 곳에 무조건 간다. ID alovegirl85
● 엑소 멤버들을 하나씩 보면서 연애세포를 자극한다. ID so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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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3 우리 무슨 사이야?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자리에서, 단 한 명의 행동과 말 소리만 감지될 때가 있다. 옆자리의 친구가 아무리 크게 웃고 떠들어도, 모든 신경세포가 그를 향해 일제히 쏠리는 경험. 작은 호기심과 관심이 쌓여 호감이 되고, 호감이 쌓여 사랑이라 불리는 감정들이 싹이 튼다. 일 년이 넘게 어떤 남자를 만나도, 심지어 드라마에 이민호와 지성이 나와도 무심했는데. 강렬한 떨림을 전하는 남자가, 아직은 남아 있었다. 조금은 안도하게 되는 타이밍이다. 그러나 그 안도감 후에는 이전의 상처들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타고 순식간에 밀려든다. 겁이 바짝 난다. “이번엔 잘할 수 있을까? 예전보다 더 큰 상처를 안게 되면 어떡하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며 잠을 설치기까지 한다.
 
서른에 다시 찾아온 연애의 기회, 그런데…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연애를 쉬었던 탓이다. “주말에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자”는 그의 말이 정말 나랑 단둘이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뜻인지, 다른 친구들까지 모두 불러서 가자는 영혼 없는 약속인지. 보통 헷갈리는 게 아니다. 한 시간 동안 답이 없으면, 불안과 초조함으로 지옥을 오간다. 그와 대화한 지난 카톡을 보고 있으면 이불 속으로 숨고 싶다. 왜 그 타이밍에 이상한 말들을 했나, 눈치도 없고 센스도 없는 자신 때문에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솔직하게 질러보고 싶다가도 훗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그게 겁이 난다. 스무 살의 밀당이 연애를 더 드라마틱하게 만든다면, 서른 살의 밀당은 피곤하기만 하다. 이 남자가 먼저 손 내밀어주길 바라는, 그 소극적인 마음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인연일까? 이러다 그저 친구로만 남는 건 아닐까? 아니 제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겁쟁이가 된 내가, 모든 걸 조금씩 이겨내고 너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Q 열 받게 하지 마라! 내 생애 최악의 소개팅남
● “이마가 훤칠하시네요… ㅋㅋㅋ”라며 내 외모를 비웃듯 이야기하던 너. ID qkrthgid
● 계속 스마트폰 들여다보면서 일하던 남자. ID ksiyl
● “이게 뭐야? 다른 거 가져와” 따위의 말을 하며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하던 X매너남. ID jinjin1015
● 처음 만나서 상대방 과거 연애사 슬쩍 떠보던 남자. ID blacktofu
● 나에게 다른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ID jjj111333
● 내 앞에서 담배 꺼낼 때. 날 전혀 배려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ID sosos50
● 내 미래에 대해 훈계할 때. ID banayh
● 만나자마자 “어그 신었네? 어그 신는 여자 싫어하는데”라고 말하던 남자. ID hminlee
● 야구를 좋아해서 동호회 3개를 가입했고, 시간이 될 때는 무조건 야구를 하고, 야구 하는 것을 여자친구가 이해 못하면 사귈 수 없다는 말을 했을 때. ID hsm2027
● 종교 없는 나에게 ‘구약성서’를 꼭 읽어보라고 했던 너. ID jinjin
● 툭하면 “여자가 그러면 안 돼”라며 권위주의적인 말을 했을 때. ID iiivuyoungju
● “연봉이 얼마?”이런 말을 할 때. ID lyh74
● 나에게 진동벨 주면서 주문한 커피 가져오라고 했던 남자. ID pureby
● 커피를 시켜 설탕을 탄 후 젓는데, 티스푼을 잡은 그의 새끼손가락이 들려 있었을 때. ID sujini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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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4 연애다반사

스무 살에는 그랬다. 서른이 되면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장인이 되어 있거나, 결혼은 아니더라도 결혼하고 싶은 남자와 연애 중이거나. 두 가지를 이룬 채 조금은 ‘어른’ 흉내를 내며 살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서른에 맞이한 일상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았다. 직장에서는 어느 정도 선배와 후배, 그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있지만 ‘인정’이라는 걸 받는지는 모르겠다. 상사와 후배, 그 사이에서 치이기만 하는 하루가 버거울 뿐이다. 일 폭탄 속에서 여전히 줄지 않는 실수들 때문에 하루에 몇 번이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한숨이 버릇처럼 푹푹 나온다.
 
일도 힘들지만, 연애는 더 그렇다. 커리어는 갈수록 경험이란 게 쌓이기라도 하지, 연애는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나의 적지 않은 지난 연애의 횟수도, 구 남친과의 오랜 연애 기간도, 얼마나 다양한 남자를 만났느냐 하는 경험치도, 딱히 삶에 도움이 되는 건 못 찾겠다. 구 남친들에겐 잘만 먹혔던 기술들이, 이 남자에겐 전혀 안 먹혀들어간다. 상대는 바뀌었고, 나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라는 점. 여기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다. 스무 살에 쓰던 어리광과 억지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았다. 연애에 닳고 단 20대 후반, 30대 남자들이 속세에 때가 탔다 어쨌다 한탄할 일도 아니었다. 나 스스로가 남자 보는 눈이 치밀해지고 약아진 딱 그만큼, 남자들도 쉽게 연애를 걸지 않는 비겁함과 언제든 자기만의 동굴로 도망갈 수 있는 민첩함을 연마한 모양이다. 나의 비겁함이 진화한 만큼 남자도 진화했으니, 뭐라 할 말이 없어진다.
 
남자들은 더 이상 여자친구의 짜증을 받아줄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사랑한다고 모든 게 용서되던 나이도, 시대도 흘러버렸으니까. 그들이 기대하는 연애는 친구처럼 편하고 징징대지 않는 성숙한 연애인데 나만 여전히 상전 받들듯 모셔주길 바라니 연애 공식이 성립될 리 없다. 성격에도 안 맞는 밀당과 우여곡절 끝에 연애를 시작한다 해도, 위험의 잠재 요인들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그 요인은 비겁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그 남자’일 수도 있고, 나쁜 버릇하나 버리지 못하면서 자존심 하나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나’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새 남친을 못마땅해하는 ‘제3자’의 압박일 수도 있고, 연애를 결혼과 연관 지으려는 두 사람의 ‘무의식’이 발동할 수도 있다. 지뢰밭 같은 이별의 위험 요인들을 제치고서라도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오늘도 머리를 싸맨다. 안 하면 힘들고 하면 괴로운, 연애의 딜레마. GO할 것이냐, STOP할 것이냐. 매일이 선택의 갈림길이다.
 
Q 썸남에게 크고 작은 실수를 해서 차인 적 있다. YES 22%
Q 썸남에게 차였던 처참한 이유들….
● 너무 말이 많다고 연락을 끊더라…. ID zzangsay
● 튕긴답시고 문자를 몇 번 무시했다. 그 이후로는 절대 연락이 오지 않았다. 아차 싶어서 문자를 보내봤는데 역시나 답이 없었다. 게임 오버. ID kisttt123
● 술 먹고 지난 연애사를 쭉 풀어버렸다. ID show13
● 오랜만의 연애라 그 남자에게 조금 집착했더니, 바로 차였다는. ID yjubi
● 말하기도 부끄럽다. 썸남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기에 야한 영화인 줄 알고 엄청 놀려댔다. 그 후에 빈정 상했는지, 내 무식함에 놀랐는지 연락이 없더라. ID rushright
● 귀차니즘에 데이트 신청을 몇 번 거절했더니 너무 튕긴다며 차인 적 있다. ID thfkthfk
● 결혼할 상대라면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믿고, 그에게 짜증을 냈었다. 그 뒤론 전화도 안 받더라. ID jmj0914
● 술 마시고 취한 나를 자상하게 챙겨주는 썸남에게, 착한 척하지 말라고 막말했다. ID chokod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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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5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해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인공 캐리가 버거라는 남자를 만날 때의 에피소드다. 그녀는 짧은 연애의 마침표를 일방적으로, 그것도 포스트잇으로 통보 받았다. 노란색 포스트잇에는 ‘I’m sorry I can’t. Don’t hate me-‘라 적혀 있었다. 포스트잇 따위에 헤어지자 써놓고 미워하지 말라니. 그들의 이별이 황당했던 건 ‘쪽지’에 이별을 적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그의 행동이 다가 아니었다. 둘 사이에 약간의 다툼은 있었지만, 바로 전날 밤 버거는 캐리에게 우리 그래도 잘 지내보자 사과를 한 후였다. 이별 징후란 건 없어 보이는 이 시점에, 자기만의 동굴로 숨어버린 남자. 황당하다고 열변을 토하는 캐리 옆에서 절친인 미란다가 한마디 거든다. “난 경비원한테 통보 받은 적도 있어”라고. 경비원이든, 포스트잇이든 지질한 이별의 방식들은 현실에도 허다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꿍짝 잘 맞고 놀러 다니다가도 하루아침에 쌔~하게 변색할 수 있는 게 남녀 사이가 아니던가. 식은 죽처럼 밍밍하게 변해버린 마음은 탓할 수 없다 쳐도, 이별을 대하는 기본적인 예의는 있어야 한다. 아주 짧은 시간 함께했더라도 우리 제발 포스트잇이나 문자, 카톡, 제3자를 통해 ‘이별’을 고하는 만행은 저지르지 말자. 여자의 반응을 감당할 자신이 걱정스럽고 두려워 한순간을 못 견디고 숨어버리는 행동. 얼마나 지질한가. 어느 누구도 이별을 대신할 대체물은 없다. 서른이 넘은 어른이라면, 응당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의 결과가 계속 그와 그녀를 만나는 일이든, 이별이든간에. 아무리 꺼내기 어려운 얘기라도 면대면으로, 자신의 상태와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는 게 맞다. ‘어차피 앞으로 안 볼 사이인데 만나서 이별을 이야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되묻지는 말자. 그건 지난 만남과 시간에 대한 아주 사소한 예의다. 여자로부터 받았던 대가 없는 사랑에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보답이다.
 
물론 이별을 통보 받는 자의 입장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란 있다. 저 남자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사소한 서운함이 쌓여 큰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네가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의 대사는 막장 드라마 주인공들이나 하라고 내버려두자. 우린 지난한 연애 경험들을 통해 한 번 떠나간 이성의 마음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잡아둘 수 없음을 익히지 않았나. 누군가 ‘오늘 부로 연인이 아님을 선서합니다’ 도장을 쾅쾅 찍는 절차라도 대행해주면 좋겠다, 정말.
 
Q 30대가 되고 나서 부쩍 연애가 어려워짐을 느낀다.. YES 71%
Q 이번 겨울 꼭 해보리라, 우리의 데이트.
● 유치해서 더 좋다, 커플 머리띠 하고 놀이동산 데이트하기. ID wjsthdud12
● 기차역에 가서 가장 빠른 시간의 기차표를 끊고 무작정 여행 떠나기. 여행지는 복불복~. ID iamjmj
● 번지점프하기. ID lhs203204
● 주말 아침을 함께하는 등산 데이트. ID wbdlsky
● 좋아하는 가수의 스탠딩 공연에 가서 함께 소리 지르면서 뛰어놀기. ID 1ore1
● 제주도 올레길 배낭여행. ID hotqnsi23
● 심야영화 보고 새벽까지 하는 심야식당에서 밥도 먹고. 그야말로 심야 데이트. ID yelee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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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6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연애 후에는 어떤 것들이 남을까. 땅으로 꺼져버린 듯한 자신감,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감성들, 누구와도 진지하고 싶지 않는 귀차니즘이 발동을 한다. 구 남친의 데지미가 클수록, 연애에 깊이 몰입했을수록, 연애의 부정적인 잔해들이 일상에 쌓여간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속의 여주인공 길버트도 그랬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찾기 위해 텅 빈 껍데기 같았던 결혼생활을 끝냈다. 그러고는 이탈리아, 인도, 발리로 여행을 떠난다. 전에 마주하지 못했던 세상에 자신을 내던져놓고, 늘 목 말라 했던 원초적인 행복의 감정을 맛보기 시작한다. 그 여정의 끝에, 진짜 사랑이 있었다. 자신을 제대로 알고 난 후에 만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인 걸까. 여유로운 위트와 긍정적인 인생관을 가진 펠리페를 만나면서 그녀는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
 
초라하거나 부끄러운 감정들로 자신을 갉아먹는 사랑이 아닌, 온전한 자신을 두고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랑. ‘내 주변엔 도통 좋은 인연이 없다’고 하소연하지 말고, 이별의 기회로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목마름과 상처를 솔직하게 직면한 사람만이, 그런 사랑을 누릴 자격이 있다. 새로 누군가 만나는 일이 왜 그렇게 복잡해야 할까. 똑같이 아프지 않기 위해서다. 구 남친과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고, 진짜 사랑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라 그렇다. “Sometimes losing balance for love is part of balanced life.” 현재의 균형을 깨뜨려야 더 큰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을 응원 삼아, 다시 시작해보자. 우리는 다시, 더 좋은 사랑을 만날 수 있다.
 
Q 나이 서른이지만, 한 번도 연애다운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  YES 40%
Q 이런 남자라면, 당장 연애하고 싶어요!
● 연애는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와, 결혼은 쓰레기와 하는 걸로. ID tkghlwlehcmd
●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의 정우성. 무심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진심을 다해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 ID j0579
● <상속자들>의 김우빈이 멋있다. 마음에 드는 여자 주변에 항상 맴돌면서 적극적으로 여자를 보호해주는 모습에 하트가. ID jaun
● 일에 있어서는 까다롭고 욕심 많지만 내 여자에게는 다정다감한 남자. ID babi100
● <상속자들>에 나오는 이민호처럼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사람. 동시에 자상하면 더 좋고! ID thfkthfk
● 때론 곰이지만 때론 여우 같은 남자. 위트와 센스가 있는 남자. 그 중에 최고는 나에게만 다정다감한 남자. 하하하. ID tnakdl
● 감정이 치솟아도 예쁘게 말할 줄 아는 사람. 같은 말을 해도 기분 나쁘지 않게 하고 날 이해시킬 수 있는 사람. ID armong88
● 콤플렉스 없는 사랑 스러운 남자. ID TopMind
●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 같은 남자? 순수하고, 장난기 있지만 지고지순하고, 귀엽고, 잘생긴. ID doglover
●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수하처럼 진짜 내 생각을 읽으면 곤란하겠지? 그런 맘처럼 먼저 배려해주는 남자라면 좋겠다. ID choeun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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